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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쏘아올린 기적', 절망을 희망으로 변주해 낸 가자 소년

기사승인 2017.08.18  09: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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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일생을 바꾼다>(위즈덤하우스)라는 책이 있다. 체 게바라, 마오쩌둥, 간디 등 저명인사들이 역사에 그들의 이름을 남기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책을 소개한 것으로, 양서(良書)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책 뿐 아니라 우리는 한 곡의 노래가, 한 점의 그림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게 된 일화를 종종 접한다. 그 변화는 다시 한 사람을 살리고, 한 공동체를 구하는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17일 선보인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은 제목 그대로 노래를 통해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쁨을 준 '무함마드 아사프'의 기적 같은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에 살고 있는 소년 아사프는 누나와 동네 친구들과 함께 작은 밴드를 만들어 활동한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그의 꿈은 가수가 되어 이웃나라 이집트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에 서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의해 거대한 철조망으로 봉쇄된 이 감옥과도 같은 지역에서 아사프의 꿈은 계속 자라지 못하고 질식해 버릴 것만 같다. 오랜 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도시 안에 오직 빛나던 아이들의 눈망울도 그들이 저항할 수 없는 질곡들로 인해 흐려져 간다. 그렇게 성인이 되어 택시 운전사로 근근이 살아가던 아사프는 우연히 어릴 적 친구를 만나 다시 예전의 꿈에 불을 지피고, 국경을 넘어 세계적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랍 아이돌'에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에 테러나 격렬한 분쟁 장면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천국을 향하여'(2006), '오마르'(2015) 등에서 팔레스타인의 다양한 사회상을 담아냈던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매일 밤 폭격의 공포가 있는 이곳의 상황을 뉴스나 사람들의 대화로 처리함으로써 자극적인 맛을 피하는 대신 희망적 메시지에 무게를 두고 좀 더 담백하게 주제를 전달한다. 오디션 참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던 아사프의 용기와 집념, 그리고 조국과 난민을 향한 진한 위로가 담긴 그의 노래는 오디션 과정이나 결과와 별개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 편의 영화도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무함마드 아사드의 실화를 스크린에서 재현해낸 이 영화의 지향점은 여기에 있다. 그의 노래와 성공이 가자 지구의 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면,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은 전 세계에 그들의 상황을 중계함으로써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염원하게 한다. 이 영화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고백 할 관객이 있을는지, 어느 먼 훗날을 기대해 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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