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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땅을 대표하는 밥도둑, 멸치젓과 토하젓 [박상대의 푸드스토리]

기사승인 2017.11.07  11: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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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많이 가난하던 시절 일이다. 중학교 때 도시락 반찬으로 젓갈을 싸간 적이 있다. 멸치젓이었다. 적당히 곰삭은 것을 몇 마리 가져가서 먹었는데 한 친구가 젓갈반찬을 싸왔다고 놀렸다. 나는 별 부끄러움을 모르고 먹었는데 그 친구가 놀려서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 집에서 엄마에게 도시락반찬으로 젓갈을 싸주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그날 이후 엄마는 멸치젓에 적당히 익은 풋고추를 송송 썰어서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고, 참깨를 뿌려놓은 멸치젓갈 반찬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지금도 어머니는 그 멸치젓갈을 만들어주지 않으시니 그날 이후 그 반찬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후, 동생들과 혼자 된 어머니를 모시고 부안에 있는 곰소항에 갔다. 젓갈판매장이 줄줄이 늘어선 마을에서 젓갈정식을 먹으러 유명한 ‘욕쟁이 할머니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욕쟁이 할머니가 우리들이 음식점에 들어서자 환영인사를 한답시고 욕을 내뿜었다.
 
늘 하는 인사용 욕이었는데 체통을 중시 여기는 어머니 귀에는 매우 거슬렸던 모양이다. 어머니 입에서 훨씬 심한 욕이 터져 나와 분위기가 난감해졌다. ‘할망구가 왜 밥먹으러온 손님들한테 욕을 하느냐’는 항의였다. 한참 설명한 끝에 어머니의 마음이 좀 누그러졌지만 어머니는 젓갈을 거의 잡수지 않았다.
     
어쨌든 젓갈은 죽었던 입맛을 살려내는 마법의 반찬이다. 밥숟가락 위에 젓갈을 얹어서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면 입안에 젓갈향이 돈다. 멸치젓과 황석어젓이 있고, 갈치속젓과 아가미젓이 있다. 밥투정을 하던 어린이도 열광하게 하는 명란젓과 숭어알젓이 있다. 돼지고기 보쌈이나 삼겹살, 돼지족발을 먹을 때 같이 먹는 새우젓이 있고, 밥을 비벼 먹는 토하젓이 있다.
     
돼지고기를 찍어 먹는 새우젓은 바다에서 잡은 새우로 만들며 김장할 때 양념으로 사용하고, 토하젓은 저수지나 하천에서 잡은 민물새우로 만든다. 어느 새우젓이 더 맛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토하젓이 더 비싸고, 전라도 사람들은 귀한 손님에게 토하젓을 선물한다. 가을이면 강진이나 나주에서 살이 통통 찐 민물새우에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찰밥을 섞어 숙성시킨 토하젓을 판매한다. 거의 모든 젓갈이 밥도둑이지만 토하젓은 진짜 밥도둑이고, 한 공기를 더 먹어도 배탈 날 염려가 거의 없다. 토하젓은 소화제이기 때문이다.
                            
글 박상대 월간 ‘여행스케치’ 대표 psd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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